제24회 세계지식포럼 <테크노 빅뱅 : 거인의 어깨에 올라선 인류>
도자 특별전 : 기술[器術]을 빚다 : 도자기에서 반도체까지
장소 : 신라호텔 3F 라일락 홀
기간 : 2023.09.12 - 09.14
주최: 매경미디어그룹
협력: 삼성문화재단
기획: 솔루나아트그룹
큐레이터: 장재녕
참여작가: 김익영, 천종업
커미셔너: 조혜영
기술[器術]을 빚다 전시장 VR 뷰
'한민족이 만든 세계 최고의 명품, 도자기'
천년 전, 한반도의 자기(瓷器)는 최첨단 기술의 집약체로 호평 받았습니다. 중국 남송의 태평노인은 수중금(袖中錦)이라는 책에서 "고려의 비색(翡色)은 천하제일"이라고 극찬했습니다. 콧대 높던 중국에서조차 은은한 푸른 빛깔을 내는 고려청자의 비색을 당대 최고로 평가한 것입니다.
도자기를 만드는 과정은 여러모로 반도체와 비슷합니다. 주요원료의 하나로 규사(실리콘.Si)를 공통적으로 사용합니다. 도자기를 굽는데 필요한 고온의 과정은 반도체 박막 증착과 흡사합니다. 상당한 양의 물을 쓰는 과정은 반도체의 세정 공정에 해당합니다. 고려청자 제작의 가장 큰 특징인 상감(象嵌)기법은 반도체의 금속 배선에 활용되는 상감공정과 닮아 있습니다. 이를 볼때 도자기 강국이던 한국이 반도체 강국이 된 것은 결코 우연이 아닙니다. 한국인의 DNA 속에는 반도체산업에서 앞서 나갈 유전자가 내재된 셈입니다. 반도체 강국의 씨앗이 오래 전에 한국인들 사이에 뿌려져 있었다고도 말할 수 있습니다.
이번 전시에는 삼성문화재단이 소장한 도자기 가운데 고려시대와 조선시대를 대표하는 12점의 도자기를 진열해 놓았습니다. 고려시대 청자는 세계 도자기 역사에서도 빼어난 수작(秀作)으로 꼽힙니다. '상감기법'과 '비색의 완성'이라는 혁신적 기술로 당대 기술의 최고봉으로 평가됩니다. 이 자리에는 상감기법을 활용한 청자상감국화문이부호(靑磁象嵌菊文耳附壺)를 비롯해 최고의 기술로 만들어진 4점의 비색청자를 전시했습니다. 조선시대 초기에 등장해 200년이라는 짧은 기간 동안 제작되었지만 현대에도 그 추상미를 인정받고 있는 분청사기 4점과 조선백자 4점도 선보입니다. 이들 8점의 조선사기(朝鮮砂器)는 사대부들이 지향했던 간결하고 담백한 절제미를 자랑합니다.
전통을 자랑하는 이들 12점의 도자기와 함께 현대적 감각을 가미한 작품도 전시합니다. 현대적 도예가 1세대인 김익영 작가의 백자 달항아리 3점을 선보입니다. 아울러 인공지능과 반도체 패턴을 적용한 디자인으로 청자의 비색을 표현한 천종업 작가의 도자기도 내놓았습니다. 이를 통해 과거와 연결되지만 현대적 감각으로 도자기 기술을 재해석한 작가들의 창의성을 엿볼 수 있습니다. 아울러 도자기 제작부터 반도체를 만드는 전체 과정을 담은 영상도 소개합니다.
이번 24회 세계지식포럼 주제는 '테크노 빅뱅: 거인의 어깨 위에 올라선 인류'입니다. 인류는 조상들이 축적한 방대한 기술과 지식의 토대 위에서 진화와 발전을 거듭해왔습니다. 무엇보다 '최첨단 기술'은 인류의 진보와 발전을 이끌어왔습니다. 최근 인공지능(AI)과 양자역학 등 다양한 분야에서 우주의 대폭발과 같은 빅뱅이 일어나고 있습니다. 넓고 멀리 내다보는 매의 눈을 갖고 기술 빅뱅을 바라보고 대처해야 할 것입니다. 이번 세계지식포럼을 통해 제2의 고려청자와 제2의 조선백자를 만들 아이디어를 얻어 가시길 바랍니다.